니스 여행 포스팅이 조금 길어지면서 그동안 많은 일이 슝슝 지나갔다. 여행을 마친지 벌써 한달하고도 열흘이 지났다. 프랑스는 7,8월 본격적인 바캉스 기간에 접어들었고, 1년에 두번 있는 바겐세일도 시작됐다.. 홈스테이 집에서 기숙사 집으로 이사도 마쳤고. B2반으로 가는 종강 시험도 지난달에 10점 이상 넉넉하게 통과.

 오늘은 알리앙스 프랑세즈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갔던 보르도 미술관 "갤러리 보자르(Galerie des Beaux-Arts)"의 특별전시 <보르도 이탈리 전展>을 짧게 기록하기로 한다. 다녀온지 벌써 한달 가까이 지나 가물가물 해지려고 하지만.



#보르도, 갤러리 데 보자르 <보르도 이탈리전>

  알리앙스를 통해 가는 미술관/박물관은 대체로 무료로 프랑스어 가이드까지 제공된다. 하지만 7,8월이면 관광수입 대목이기 때문에 알리앙스 수업료도 1.5배 가까이 오르고 문화프로그램도 평소보다 비싸진다. 보자르 관람을 6월에 다녀왔기 때문에 무료로 관람할 수 있었다.

 보르도-이탈리 전은 18세기 부터 20세기 동안, 보르도와 이탈리아 좀 더 크게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예술적 비전의 교환이라는 큰 주제를 가지고 이루어진 전시였다. 5월 7일부터 9월 7일까지니 아직 진행 중인셈. 총 세 층에 걸쳐 전시되고 있다. 우리나라 식으로 1층-2층-지하1층 순으로 둘러 보았다.


#1층 (프랑스 표기 0F) 

 전시의 첫번째 파트에는 17세기 이래의 이탈리아의 일상적인 생활 풍경, 풍속화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베니스의 전통 배일까? 문을 열면 바로 이어지는 수로. 

▲냉장고 바지 입은 가이드 언니. 그 옆에 귀족 여성 초상화는 목에 털장식까지 하나하나 꼭 진짜 같았다.

▲초상화 제작을 맡긴 귀족 그림. 그림을 그리는 것에 대한 그림.


#2층 (프랑스표기 1F)

 전시 두번째 파트에는 이탈리아의 역사화와 풍경화가 전시되어 있다. 보르도-이탈리전 이다보니 이탈리아 화가의 그림 보다는 파리나 보르도 출신 화가들의 그림으로 이루어져있다. 두번째 파트 부터는 인상주의나 큐비즘, 추상주의의 영향을 받은 것 같은 19-20세기 그림들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전시개괄과 보르도 생활 기록이 본 포스팅의 목적이므로 모든 그림 사진을 찍지는 않았다. 


▲보르들레의 19세기 베니스 여행기

▲피렌체 인근에 자리잡은 토스카냐의 풍경화. 추상화라 서울 우리집이라해도 믿어야할 판이다.
그치만 색감이 좋아서 찰칵.


#지하 1층 (프랑스표기 -0F)

 전시 세번째 파트에는 프랑스의 그림이나 조각 분야에서 19-20세기 화가들의 연구를 보여주고 있다. 고 전시소개에 나와있다. 가이드 투어를 듣고 전시관람을 한 입장에서 좀 더 명확히 정리하면 "신화적 주제"를 다룬 그림들이 전시되고 있다. 이탈리아를 이야기하면서, 유럽 역사의 시원으로 일컬어지는 천년제국 로마를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겠다.

 아래 그림은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예술학교인 그랑제꼴 데 보자르의 콩쿨을 위해 두 학생이 그린 그림이라고 한다.한 가지 신화적 주제에 대한 각자의 해석을 그림에 담은 것인데, 어떤 이야기를 배경으로 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문외한의 생눈으로 보건데 둘 중 어느 그림이 우승했을지 상상해보자.

 두 그림 다 어두운 배경에 마치 한편의 연극처럼 어디선가 조명이 주요 인물들을 비추고 있다. 어떤 그림이 콩쿨에서 1등했을 거 같냐는 가이드 언니의 물음에 나는 왼쪽이라고 답했다. 빙고.! 침대위의 죽어가는 사람과 그를 붙잡고 슬픔에 겨워 하는 여자. 그 옆에 눈에 띄는 노란색 천을 걸친 채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칼을 치켜든 남자. 조명과 노란색의 적절한 사용, 인물들의 몸과 몸으로 이어지는 구도가 화면 전체를 장악하고 있어, 한쪽으로 치우친듯 불균형하고 잡다한 느낌을 주는 오른쪽 그림에 비해 몰입도가 훨씬 강렬하다. 

잼. 가이드 언니의 간단한 질문하나에 이 전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그림이 되었다. 그리고 사진을 통해 눈치 챘는지 모르겠지만, 전시 각 파트의 벽 색깔은 각기 다른 색깔로 통일되어 있다. ㅎㅎ 


위 그림들은 이탈리아와 무슨 관련 있는지 ?? 모르겠지만, 벽에 안걸려 있고 공간에 전시 되어 있으니 다른 느낌을 주길래 카메라로 찍어두었다. 화면의 세여인들은 고갱이 그린 타히티 여인들 처럼 주관적으로 표현되었다. 고요하고 잠잠한 표정을 하고 있지만 인체 표현에 근육이 도드라져 의지적인 느낌이.. 그리고 왼쪽 여자는 왜 색깔이.. 칠하다 만건가ㅠㅠ.. 하고 예술 무지랭이는 생각했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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