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스여행 마지막날 - 쌩폴드방스(Saint Paul de Vence)

 혼자 여행해야 하는 다음날도 여전히 우울했지만 기운내서 주변 도시에 다녀오기로 했다. 니스 주변도시 중에 그라스Grass라는 향수 마을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독일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향수'의 첫번째 배경으로 등장하는 향수 마을이 바로 이곳 그라스다. 단지 그 이유에서 향수를 사러 가보고 싶었지만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방스를 비롯한 다른 주변 마을에서도 지역특산 향수를 구입할 수 있고, 그라스보다는 방스가 예쁘다는 여행정보에 귀가 펄럭펄럭 쌩폴 방스에 다녀오기로 했다니스여행의 최대 장점은 왕복 3~4유로 남짓의 버스요금으로 인근 작은 마을에 다녀올 수 있다는 점이다.

 쌩폴방스는 애즈처럼 요새같이 생겼지만 좀 더 크고 예쁜 느낌을 주는 마을이었다. 이곳의 건물들은 16세기에 지어진 것이라고..! 하지만 건물 대부분은 주거공간 보다는 토산품, 그림 등을 파는 상가로 사용되고 있었다. 거의 종점부터 종점까지의 거리인데 중간에 졸다가 화들짝 놀라 내리니 도착!@역에 있던 프라고나르에서 레몬계열 향수를 시향해봤는데 돌아다니는 내내 향이 좋아서 기분도 좋았다마을 입구에서 햄샌드위치 사서 먹으며 돌아다녔다. 그러다 한국인 여행객을 만났는데, 일본어로 한국인이냐고 물어봤다. ㅡㅡ?? 어눌한 일어로 한국인이라 하니까 그제서야 한국말로 인사. 자기네 끼리 버스에서부터 계속 긴가민가 했다며 자리를 떴다뭔가 좀 무례한 일을 당한 기분이었다.

▲조명이 매력적이었던 프라고나르!

▲쌩폴방스 초입에서 기념사진. 눈치 없는 아줌니 찬조출연ㅎㅎ

▲내려다 보이는 주변 풍경. 프랑스의 시골은 이런느낌! 집들이 오밀조밀 모여있다.


 방스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다가 패트릭 쥐스킨트 향수 마을인 그라스산 향수get 후후. 그루누이가 최고냄새를 사냥하러 온갖 마을을 누비는 마음으로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훔쳤다. 찍는 족족 예쁜 사진이 되어 즐거웠다.향수는 두병 샀는데 하나는 내가 쓰고 하나는 엄마 선물 예정. 그닥 비싼편도 아닌데 향이 괜찮아서 선물용으로 좀 더 살 걸 방스를 둘러보고 나오니 아쉬움이 남았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프라고나르를 서성였지만 그라스산 토산품보다 2~3배 이상 비싸고 왠지 면세점에도 구입할 수 있을 것 같아 패스. 다음을 기약하고 서둘러 돌아오는 버스에 올랐다.


- 다음은  열마디 설명보다 나은 사진 감상 타임.!(스압 주의 ㅎㅎ) 한장씩 천천히 감상해주시길.


▲유럽 중년의 모던한 패션센스 ㅎㅎ 

▲ 자 찍는다~ 와이키키

▲ 마을 회의 중인걸까? 대화중인 주민들.

▲향수를 샀던 가게. 토산품들을 모아 팔고 있었다. 가격도 저렴한 편으로 선물용으로 굳굳!!

▲오른쪽 선반에서 레몬, 네홀리 두가지 향으로 구입! ㅎㅎ 기분전환용으로 잘 쓰고 있다.

▲갤러리의 느낌 좋은 그림도 찰칵

▲ㅎㅎ안늉?

▲ 임대. 60m2, 3500유로/월, 보증금- 두달치 월세. ㅎㅎ 


▲방스는 길이름 팻말부터 남달라

▲니스행 버스를 기다리며 정류장 바로 옆의 예쁜 건물도 카메라에 줍줍


 다시 니스. 빵과 시리얼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수영복을 챙겨 입고 바다에 풍덩! 전전날 했던 짧은 해수욕이 아쉬워 혼자 바다위를 동동 떠다녔다지중해의 뜨거운 햇살, 차가운 바닷물, 이어지는 파도 소리. 마음이 먹먹해지는 순간엄청 마음바닥까지 외로우면서도 황홀했는데 처음 느껴보는 이상한 감정이었다.

 

 니스에서의 마지막 해수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몽펠리에 숙소를 검색하는데 검색되는 숙소가 없다. 보르도 행 기차도 이미 너무 비싸진 상태. 여행 막바지에 걱정이 태산. 와이파이 마저 잘 되지를 않고 피로가 몰려왔다. 동글이와의 일주년이었는데, 마음이 힘드니까 동글이도 덩달아 미웠다. 힘들때도 즐거울때도 함께 하지 못하는 1. 길고도 짧을 그 시간을 견뎌야하는 당위적인 이유도 찾지 못했고, 견딜 만큼 마음이 굳지도 못해 또 다투고 말았다. 더이상 여행을 계속 할 기분이 아닌 채로 니스에서의 마지막 저녁을 보냈다.

 


# 다시 보르도.

 다음날, 몽펠리에에 내려 점심을 먹고 숙소를 다시 찾아 보았지만 여전히 마땅치 않다. 기분도 체력도 금전적 여유도 바닥다음주 부터 이어질 수업에 지장이 없으려면 기차표를 비싸게 구입하더라도 집에 돌아가야겠다는 판단이 섰다. 몽펠리에 거리에서 길 헤매기를 멈추고 보르도행 표로 티켓을 바꿔 끊었다. 동글이와도 더 시간을 갖자며 나쁘게 끊은 전화. 자꾸 눈물이 나서 기차 안에 앉아 있기가 힘들었다. 긴 기차탑승 시간 동안 일주일간의 여행을 정리했다. 외로워서 익숙한 것들이 너무나 그리웠다. 익숙한 것이 지겨워지면 낯선 것 새로운 것을 찾고 그러다 다시 익숙한 것을 찾는 우리의 습성. 관성의 법칙. 일주일간의 여행 끝에서 그나마도 조금 더 익숙한 보르도로 향하는 것이 오히려 마음에 안정을 가져다 주었다. 돌아와서도 언제 그랬냐는듯 동글이와 화해로 마무리한 짧고도 길었던 여행.


여행지 길찾기 유입량이 좀 되는 거 같아 도움이 되고자 몇자 적어본다.

[니스에서 쌩폴방스 찾아가기Tip] 

1. 프로므나드 데장글래 인근의 버스 정류장에서 방스행 버스 탑승. 1시간 정도 소요. 방스 말고 쌩폴방스에 내린다.

2. 거의 종점-종점 구간이므로 왠만하면 앉아서 갈수 있다.^*^

3. 버스 정보는 유동적이므로 인터넷 검색하지 말고 현지에 가서 관광안내소에 위치와 시간을 물어보는 것이 제일 확실하다. 버스 배차간격이 길어서 하루에 두개 이상의 마을을 보려면 일찍 출발하는 것이 좋다.

* 니스 관광안내소 무척 잘 되어 있으니 꼭 활용해서 즐거운 여행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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