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스여행 다섯째날 - 샤갈미술관


 전날 새벽까지 돌아다니다 늦게 잔 탓에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었다. KFC의 남은 치킨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퉁퉁이를 비행시간에 맞춰 배웅했다. 퉁퉁이가 가고 2~3일쯤 혼자 머물렀는데 날씨는 쾌청했지만 급격히 외로와져서 혼났다. 혼자 숙소로 돌아와 체크아웃 전 마지막 만찬을 하는데 홀로 남겨진 것이 갑자기 마음이 무겁고 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해외생활이 맨날 그림같고 씐나고 낭만적일 것 같은데, 정말 그렇긴 하다. 그 댓가로 홀로 낯선 곳에 던져져 있다는 생각, 뭔가 이루어 돌아가야한다는 생각에, 마음 밑바닥 심연에 닿을 듯 한없이 고독해질 때도 많다. 그럴때마다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서고 부딪히고 그러다가 지치면 잠시 익숙한 것을 찾아 마음을 달래고.., KFC치킨과 맥도날드버거는 모든 여행자 마음의 고향.


  애써 밝은 척 잘지냈다고 호스트에게 인사하고 예약해둔 호스텔로 짐을 옮겼다. 기분탓에 여행이 쳐질까봐 짐을 풀고 얼른 샤갈 미술관으로 향했다. 샤갈미술관은 니스빌역 너머 뒷편에 위치해 있는데 역전의 인상과는 달리 부촌이었다. 내내 터지지 않던 핸드폰도 잘 터지고. 사람사는 니스는 이런 동네구나, 다른 인상을 갖게 되었다.


 

▲니스빌역 너머의 거리. 한결 깨끗하고 고요하다.


샤갈 미술관에는 샤갈의 종교화 연작과 샤갈이 디자인한 카펫이 전시되어 있다. 분홍, 빨강, 검정, 노랑, 파랑, 초록. 컴퓨터의 인공 팔레트에서 골라낸 듯 낭만적인 색감과 본능적이고 굵은 윤곽 선 그리고 자주 사용한 모티프(서커스, 하얀 말, 몽환적인 커플)를 주욱 둘러보다보니 이사람, 낭만주의자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울했던 마음이 조금 나아졌다. 

전에 오페라 하우스의 천장화 그림을 인상깊게 봐서 샤갈 미술관도 기대를 했는데, 대표작은 전시되어 있지 않다. 아쉬운 마음에 대표작이 담긴 브로셔를 살까 했지만 샤갈 작품세계 전반을 다룬 브로셔는 없는 것 같아 그냥 나왔다. 미술관 입장료는 학생할인 받아 7유로로 비싼 편인데 리플릿도 제대로 없어서 괘씸했다. 흥! (유럽여행 당시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을 7유로에 관람한 이후로, 전시수준이 한참 못미치는 미술관이 입장료마저 비싸면 기분이 썩 좋지 않다.)


 

▲??뭐냐고? 샤갈미술관. 표지판 없으면 찾기 힘들게 숨어있다. 안쪽으로는 작은 정원이 펼쳐져있고.


▲ 미술관 조형도와 샤갈 연보.

- 이 뒤편으로 짐맡기는 곳이 있는데 여권이 있으면 영/프 오디오 가이드 무료 대여가능

- 샤갈이 오른쪽과 같이 그림을 그리면 카펫 장인이 한땀한땀 카펫(Tapis)으로 구현.

- 이런 작업을 많이 했다고 한다. 여러점 전시 되어 있는데 생략.


샤갈이 빈번히 그린 하얀말과 커플이 한 화면에 있길래.

▲ 샤갈 관련 다큐 상영관에서 노부부 찰칵.

- 카메라를 챙기지 않았더니 폰카로 찍은 사진들 모두 엉망이다. 화질도 구도도.ㅠ


 점심 먹을 곳을 찾다가 마땅치 않아 마트에서 샌드위치를 사먹고 주변에 위치해 있다는 마티스 미술관으로 향했다. 마티스 미술관은 작은 공원 안에 자리잡고 있다. 공원 옆에는 오래된 원형극장 터가 남아있고, 공원 안에서는 동아리인듯한 사람들 무리가 한가롭게 게이트볼을 치고 있었다. 여행서에서는 마티스 미술관 입장료가 분명 무료라 적혀있었는데, 막상 찾아오니 무려 10유로!!!??? 엄청 작은데!!!! 미술관 폐관 시간이 얼마 남지 않기도 해서 그냥 주변만 둘러보고 숙소로 돌아 갔다.


 마티스 미술관으로 향하는 길에 만난 쁘띠 니스빌 전망

▲원형극장 터

▲공원의 게이트볼 치는 사람들


여행지 길찾기 유입량이 좀 되는 거 같아 도움이 되고자 몇자 적어본다. 

[샤갈 미술관 찾아가기Tip] 

1. 니스빌역에 내리면 바로 앞에 있는 관광안내소에서 니스 시내 지도를 받는다.

2. 니스는 작은 도시이기 때문에 니스 내의 왠만한 거리나 장소는 지도에 표시된 길 이름을 보고 찾아 갈 수 있다. 각각의 길끝에는 건물의 간판정도 높이에 길 이름이 적혀있으니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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