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non EOS100D
# 서울시립미술관 뜰
겨울이 채 가시지 않아 가지만 앙상한 나무들 뿐이다. 사진 찍을 맛이 나지 않는다.
한 손에 든 도넛을 베어물며 성의 없이 다른 한 손으로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뜰 곳곳에 청동상이 서있다.
눈이 없어 볼 수 없고, 귀만 쫑긋 선 채다. 어떤 녀석은 고개마저 숙이고 있다.
귀를 쫑긋 새우고 주변을 살피지만 목도한 것을 봐도 못본 척 해야하는 소시민, 우리의 모습 같다.
날아가던 새의 똥을 맞고도 말없이 가만 섰는 모습이 더욱 애처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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