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 3. 진격의 아시안

 보통 유럽 사람들은 해외여행을 하게 되더라도 관광지에서 느긋한 피서를 즐긴다던데, 우리는 가고 싶은 곳, 보고 싶은 곳은 많고 시간과 돈은 제한적이었다. 우리 여행에는 정말 다시 올 수 없을 지 모른다는 절박한 마음이 있었다.  하루에 8~10시간을 걸어다녔다. ㅎㅎ

피렌체에서 부터 무리해서 진격의 아시안 찍었더니 여행 초반부터 몸이 성하질 않아서 결국 로마 마지막 날은 쉬엄쉬엄 가기로 했다. 재래시장에서 산 포도 먹으면서 나보나 광장, 뽀뽈로 광장에 주민처럼 널부러져 있었다. 우리 그냥 여행객인데 괜히 경찰 한 번씩 지나가면 죄 지은분이었다. 나중에서야 떠오른 생각인데 거리매춘으로 벌어먹고 사는 인구가 꽤 되는 모양이다. 포도는 칠레산이었다. 쩝


1. 2. 3. 맛있는 뽐삐와 한국인 여행객

뽀뽈로 광장 분수에서 놀다가 혼자 온 한국인이 앉아 있길래 칠레산 포도 나눠 먹었다. 그냥 잠깐 대화상대 하려던 거였는데, 이 친구 심심했는지 우리에게 로마 맛집이랑 관광지 뷰포인트를 모두 가이드 해줬다. 이 때 '뽐삐'에서 먹은 티라미슈가 엄청 맛있었는데.. . 결국 세개나 먹었다. 퉁퉁이랑 둘 만 있을 때는 입담 궁합이 거친 편이어서 다른 한국인 있을 때는 되도록 조심했는데 이날 만난 친구들이랑은 재밌어서 다행이었듸.

두 명으로 시작한 로마 시내 배회. 몹쓸 증식력으로 네 명이 되어 돌아왔다. 숙소까지 로마 끝에서 끝을 가로질러 돌아왔는데 입담 과시하느라 엄청 웃어서 힘든지도 몰랐다. 도통 무슨 얘기했는지 기억도 안남ㅎㅎ.. (여행이 좀 지루해질 성 싶으면 주변 사람들에게 말 건내는 거 적극 추천한다 잼.)

바보넷. 초상권 없다 미안.

저지가 편해서 애용했는데 일용잡부, 소매치기들이 주로 입는 옷인가보다. ATM 옆 횡단보도 기다리다가 쳐다보니 백인여자가 돈 뽑으면서 무서워했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아시아 남자한테 엄청 불친절하다고 하는데, 내 생각에 꼭 그렇다기 보다 이민자 같아 보이지 않도록 옷차림 신경쓰면 좀 나을 성 싶다.


1. 2. 3. Hey, Gypsy of Rom! 보고 있나!?

이탈리아 집시들은 아이폰을 쓴다. 나도 안쓰는 아이폰을.. 이 글을 읽을 수도 있다. 한 손으로 짤통을 흔들어대며 구걸하면서도 남은 한 손으로는 아이폰 하는데 여념없다. 그런 배짱으로 구걸해서 아이폰도 사고 요금도 내고 하나보다.

로마는 무료급식이 상당히 잘 이루어지고 있어 집시들이 굶는 일이 없다고 한다. 2유로 (한화 약 3000원)까지 동전이니 길목만 좋으면 꽤 괜찮은 돈벌이일 법 하다. 불법인건 함정.

한 번은 너무 지쳐서 외진 길을 둘이서만 터덜터덜 걷는데 집시 소녀들이 퉁퉁이의 열린 가방을 보고 따라 붙었다. 처음에는 행인인가보다 했지만 계속 따라와서 훽 돌아 노려보니 귀신 같이 사라졌다. 사실 걔들이 달려들어 머리끄덩이라도 잡았으면 어쩔도리 없는 쪽수라 좀 무서웠는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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