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전에 잠시 포털 들어갔다가 실시간 검색 순위에 <러스트앤 본> 있길래, 전에 써둔 영화 리뷰 재탕해본다 ㅎㅎ

이 영화도 역시 서대문 홍보회사 일하던 무렵에 봤다. 광화문의 인디영화 상영관에 길 헤매서 찾아가 봤던 기억이..

스펙터클하지는 않지만 담담하게 풀어가는게 인상깊었던 영화! 

17일 새벽 1시 5분, KBS에서 방영해준다고 하니 놓치지 마시길 ㅎㅎ 십분남았다.

침대에 뉘였던 몸 애써 일으켜본다. 웰메이드 필름을 위해서라면 룰루


1. 2. 3. 단조로운 스토리

돌고래 쇼 도중 불의의 사고로 다리를 잃게 되는 돌고래 조련사 스테파니, 불법적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슈퍼마켓의 직원들을 감시하는 것을 도우며 일용직을 전전하며 아들과 함께 살아가는 복서 알리. 카메라는 묵묵히 이들의 삶을 담아낸다. 영화 초반부에서 벌어지는 돌고래 쇼 사고와 알리의 아들이 빙판에 빠져 죽을 뻔한 사건을 제외하면 이렇다할만 하게 눈에 띄는 특별한 사건이 벌어지지 않아 다소 지루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나열되는 이들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일상을 영위한다는 것, 사는 일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영화 OSTBon Iver의 잔잔한 음악은 덤.

 

1. 2. 3. 운명에 대한 이야기

물과 돌고래를 사랑하던 스테파니는 한 순간의 사고로 다리를 잃고 의족에 평생 의존한 채 살게 된다. 스테파니는 사랑하는 돌고래에 의해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을 모두 잃게 되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헤엄을 치거나 돌고래를 만나는 것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영화 중반부에 다리를 잃은 스테파니가 홀로 돌고래를 찾는 장면은 인간의 삶에 관통해 있는 운명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선택한 것주어진 것들에 익숙해져가고, 그것이 이롭든 고통을 주는 것이든 그것들과의 관계를 이어나가게 된다. 애증하면서..!


일용직을 전전하며 가난을 세 끼 밥 먹듯 느껴야하고 도둑질을 일삼기도 한다
. 하지만 그것들을 헤쳐 가는 알리의 생활은 불평이나 절망으로 점철되어 있지 않다. 섹스, 격투, 혈육에 대한 애정. 그때그때 욕망/욕구를 채워가는 알리의 모습은 오히려 사회안전망 속에서 살아가는 일반인들의 삶 보다 자유롭게 느껴지기 까지 한다. 이런 알리의 운명 역시 스테파니와 크게 다르지 않다. 스테파니에게 돌고래가 있었다면 알리에게는 격투기와 지켜야 할 아들이 있다. 이것들과의 관계 맺음 속에서 자기만의 생을 이어간다.


1. 2. 3. 육체의 고통으로 체현된 인생의 녹(lust),

이 영화가 스테파니와 알리의 그렇고 그런 사랑이야기에 그쳤다면 아마 이렇게 리뷰를 작성하고 있지 않을 것 같다. 영화의 제목 역시 녹과 뼈로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에만 주목하고 있지 않다. 인생에 스는 녹 즉, ‘지독한 운명과 그것을 받아들임그리고 살아감에 그 초점이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영화 후반부에서 알리는 얼음을 주먹으로 깨 빙판에 빠진 아들을 구해낸다.아들은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의식을 되찾지만 알리의 손가락 뼈는 처참히 부서진다. 앤딩 부분에서 알리의 독백이 이어진다. “손 뼈가 골절되면 제대로 붙지 않는다. 주먹을 쓸 때마다 마치 바늘처럼 유리 조각처럼 고통을 의식할 것이다.”

 

스테파니와 알리 두 사람에게 주어지는 육체의 고통은 모두 남은 생애 동안 자신의 몸에 가해지는 아픔, 체현된 고통으로 지각되고 감내해야 할 운명이 된다. 이렇게 인생에 스는 녹이 다소 버겁게 느껴지지만 절망적이지 않은 것은 다리를 잃은 알리를 통해 삶을 이어갈 계기를 찾은 스테파니와 아들을 잃을 뻔한 알리의 사랑과 성숙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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